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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춘문예] 짧은 시 쓰기
가을을 타는 남자

이맘 때가 되면
잡념이 많아지고
괜한 일에 우울해 하고
혼자서 어디론가 따나고 싶고
삶이 버거워지는
평소와 다르게 느끼는 감정

누가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했던가
감정을 자극하고
영혼을 불태우는
붉은 가을의 색

어느 가수가 불렀던 노래
시월의 마지막 밤
우연찮게 설악 대청봉에서 두 번이나 보낸
시월의 마지막 날이었지

그날이 오면
설악으로 떠나고 싶다
먹걸리 한 잔 비우고
또 한 잔 비우면
인생의 낙이 그것인걸

곱게 핀 국화 한 송이 꺾어
술잔 세우며 취하고 싶다
이 몸 죽어 꽃가마 탄들 무엇하랴
삶이 고통인 것을

시월의 마지막 밤
막걸리 한 잔 두 잔 세며
거하게 취하고 싶다
인생 뭐 별것 있나
아끼면 다 똥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르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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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춘문예] 짧은 시 쓰기
얼마나 아팠는지
그런 사정을 몰랐네
부끄럽고 미안했어
내가 너가 아니었기에

이 세상에
함부로 내뱉는 말이
어디에 또 있을까
내가 그랬네

농사나 짓고 살지 뭐
이 말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난 몰랐어
그때만 해도
함부러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역지사지
지금에서야 알았어
너가 나이고
내가 너이고
그게 아니었기에

새로운 삶
여섯 해
인생 가장 아름다운 지금
가지고 싶은게 있다면
소소한 일상

손에 잡으려 하면
더 멀리 떠나려는 당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작은 텃밭
푸르르게 자라나는
김장배추 모습으로
그렇게 남아 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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