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춘문예] 짧은 시 쓰기
나와 열매 그리고 가을과 우리 엄마
붉어가며 익어가는 네 모습은
우리 엄마의 수줍던 청춘이요.
매일 같이 너를 찾던 부지런한 발걸음은
나를 매일 어루만지던 울 엄마의 손길이더라.
영글어 가는 네게 맺힌 빗방울은
우리 엄마의 눈에 영근 눈물이요.
항상 너를 바라보던 어머니의 눈길에 주름은
이내 울 엄마가 부단히도 너를 찾았던 인생의 길이더라.
무릇 울 엄마의 농사는
다 커버린 너와 내가 아니라
그 부질없이 모질고 지겹기만 한
우리 어머니 스스로를 길러내는 시간이었을지도.
오늘따라 유난스레 나를 닮은 네 모습에
우리 어머니 보인다.
맺힌 네 모습너머로
울 엄마가 미치도록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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