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영농일지
어제 비가온다는 예보에 시간이 지나도 비가 오지 않길래 때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해서 병충해 약을 쳤다 그러면서 비를 맞는 한이 있더라도 단 몇시간만이라도 약효가 있기를 바랬다
오늘 새벽에 천둥번개에 장대비에 온통 비천지였다 어제약친거 다 씻겨가서 아쉬운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비가오기전까지 단 몇시간만이라도 약효가 있었을 거라는 확신에 위안이 되었다
첫농사였던 작년에는 몸사리느라 비온다면 비핑계대고 얼씨구나 서울에 있으면서 내려가지 않았다 내려가도 집안에 틀어 박혀 있었다 그리고 주 생활권이었던 서울로 미련없이 내몰라라 다시 올라갔다 그런 이런저런 이유로 사과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결과 7월조기 낙엽되고 자라다가 만 사과열매는 거의 떨어지고 잎사귀하나없이 가을까지 겨우 달린 열매조차 먹을 수 없어 따서 버려야 했다
2년차 올해는 그럴 수 없다 곡식은 주인의 발자욱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는 옛말을 다시금 되뇌인다 작년의 돌보지 못한 결과로 그 여파가 올해도 이어져 있지만 올해 정성껏 잘 돌보면 내년 2025년에는 정상적으로 잘 되리라 기대한다 비가 와도 비를 맞고 과수원으로 사과나무들 만나러 오늘도 다녀왔다 적기 약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성을 다하는 주인의 마음을 사과나무들이 먼저 알아차릴 것같다 맑은 공기, 때맞추어 내리는 비, 햇빛, 뒷산 높은 산의 정기로 올 한해 어떻게든 잘 버텨주기를 바란다
좋아요 2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