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파게티 이야기>
" 짜파 게티 먹고 갈래...? "
그녀는 똑같은 질문을
내가사는 집 앞에서 이별을 통보했을 때도 했었다.
물론, 집에 들어가서, 짜파게티를 먹기전,
우리는 헤어짐의 의식같은 격렬한 관계를 갖은후
짜파게티를 끓여 먹고 그렇게 헤어졌었다.
내가 무주에서, 대전으로 이사 한 후
난 간간히 그녀에게 전화를 했고,
아주 가끔 그녀도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지만..
다시 만난건 대전으로 이사한 후 2년 정도가 지나서였다.
그녀는 노은동 작은 학원의 원장이 되어있었다.
학원이 늦게 끝나는 탓에,
내가 학원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 야...하나도 안변했네...
대전으로 이사와서 더 젊어진 것 같기도 하고, 잘지냈어? "
그녀는 직장생활을 해서 인지,
조금 더 세련되어 보였고
결혼전 보다는 조금 살찐 느낌이였다.
하얀 피부와 커트머리, 붉은 입술의 화장,
입이 조금 큰편이였던 그녀는,
붉은 입술 화장 때문인지 큰입이 더 크게 보였고,
간간히 웃을때 치아가 더 하얗게 보이곤 했다.
그녀는 나와 헤어지고 나서 많이 힘들어했으리라...
" 남편은 잘 해 주지?? "
" 응 아직까진" ...,
"너 이야기는 친구를 통해 듣긴했어"...
"열심히 잘 산다는거" ㅋ ㅋ
그녀가 원래 이렇게 표정이 풍부했었나?
입술의 화장이 너무 붉어서 일까?
붉은 입술을 바라보고 있으니 표정에만 집중이 되고,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그녀와 커피 전문점에서 나와 걷고 있었다.
"짜파게티 아직도 좋아하니?? "
난 사실 내가 짜파게티를 좋아하는지 잘 알지 못했다.
내가 짜파게티를 무척 좋아하는줄 알고 있었구나...
집에 있던 라면이 우연히 짜파게티 여서
먹었던걸 그는 알지 못했던거 같다.
" 짜파게티 먹고갈래?? "
그녀는 땅을 보며, 거의 억양도, 감정도 느껴지지 않게
아주 느릿느릿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어디서??"
"우리학원"
" 되도록 조명이 조금 살아 있었으면 좋겠어...
너 오늘 빨간 립스틱바른 입술과 표정...보고 싶어..."
난 그렇게 대답했다. 그러구선
내가 아저씨구나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그녀는 내가 벗어논 하얀 와이셔츠를 입고 라면을 끓였었다.
셔츠를 입은 그녀의 뒷모습은
나에게 많은 표정을 짓는것 처럼 보였다.
' 아 뒷모습에도 표정이 있구나....'
그때 그녀는 뒷모습의 표정으로 마치 이 짜파게티가..
진짜 마지막이라는 표정 이였으니까...
얼마전 메일을 확인하다
낯익은 이름이 눈에 띄었다.
그녀의 이름이였다.
편지의 맨 마지막 구절은 이랬다.
"참 보고 싶다. 노은 한번 와라...
내가 짜파게티는 못끓여줘도, 짜장면은 사줄께... "
그녀는 나를 생각하면 짜파게티가 생각나나 보다.
그날밤, 내 셔츠를 입고 라면을 끓여 주던
그녀의 뒷모습의 표정이 생각이 난다.
그녀의 학원에서 맡던 그녀의 체취도...
붉은 립스틱의 그녀 입술도...
짜파게티 냄새까지...
기억이 나는 오늘이다 .
-도윤-
<픽션 입니다.바람 핀 이야기 아니니 오해하기 없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