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전문가 출신 농업인·
2026.10.14.(수)
벌교농협의 미래, 이제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요즘 지역을 아끼는 여러 분으로부터 벌교농협의 현실을 걱정하는 말씀을 듣고 있습니다.
저 역시 오랜 세월 농협에서 근무했고, 지금도 이 지역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농협의 현실을 가볍게 생각할 수 없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제는 조금 편안하게 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새로운 책임을 맡는다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200억 원에 이르는 하나로마트 고정투자 부담을 생각하면, 앞으로 농협이 이를 감당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그렇다고 지역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변화의 출발점은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조직을 정비하고, 직원들의 의식을 바꾸며, 농협이 존재하는 본래의 목적을 되찾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단순히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농업인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협동조합 운동가로 성장해야 합니다.
또한 거창한 사업보다는 농업인들이 영농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실제 소득과 편익을 높일 수 있는 실사구시적인 사업을 찾아 실천해야 합니다.
200억 원을 투자한 하나로마트 역시 냉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입지와 주차 문제, 지역상품권 사용 제한, 다문화가족의 소비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상품 구성 등 고객의 입장에서 살펴보고 개선책을 찾아야 합니다.
투자 규모에 걸맞은 경영성과를 낼 수 있도록 객관적인 분석과 대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저는 자리를 탐하거나 개인적인 명예를 얻기 위해 이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동안 쌓아 온 농협 경영 경험과 지금까지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함께 고민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며, 책임 있게 실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누군가 한 사람의 결심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함께 책임지려는 사람들의 뜻과 실천입니다.
벌교농협이 직면한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무엇을 바꾸어야 하며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함께 고민했으면 합니다.
지역을 아끼는 마음으로, 농업인과 조합원의 미래를 위해 뜻을 모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수출용 컨테이너박스(약 9평 규모)에 스마트팜시설을 설치하여 송화버섯을 재배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