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세 그루를 기르고 있다. 아마도 심은지 15년은 되었을 것이다. 우리 형제들 땅인데, 인접 땅을 소유했던 큰형님 친구분이 심었단다. 그 인접땅을 20촌 친척 아저씨가 사서 그 분이 복숭아까지 점유관리했었다. 2018년 그 분과 협의해 내 비용부담으로 경계측량을 했다. 복숭아 나무 세 그루는 우리 땅에 있는 것이 확실해졌다.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수목은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땅소유주에게 귀속된다. 나무를 직접 심었더라도 과일나무는 과일을 수확해 먹기 때문에 일반수목과 달리 땅소유주에게 관리비용도 청구할 수 없다. 설명을 드렸더니 억지주장을 해 2년 더 관리하게 하고, 2021년부터 내가 직접 과일나무를 괸리했다. 그런데 정성을 들여 가꾸고 봉지씌우기까지 해서 수획 때가 되면 꼭 절반 이상을 그 분이 말없이 따간다. 그러다 2023년 건강이 안좋아 서울 아들집으로 가셨다. 그런데도 복숭아 수확철이 되면 꼭 누가 따가니 이제 짜증이 났다. 이장에게 말하니 난감해 한다. 그래서 작년에는 조금 일찍 따버렸다. 올해는 신경써서 관리를 잘했더니 완전 꿀복숭가 되었다. 외손주가 무척 절 먹는다. 8월 9일에 그중 잘 익은 천중도 엑셀라(추정) 두 개를 따서 손주를 먹이니 더 맛이 좋아 아주 행복해 한다. 12일에 안성으로 내려와 오늘 복숭아를 몇개 따려고 갔더니이게 웬일인가? 누가 알뜰하게도 홀랑 따갔다. 전에는 그래도 내가 1차수확을 하면 따가더니 이번엔 겨우 두 개 맛보고 몽땅 털렸다. 화가 많이 나 이장에게 전화하니 역시 난감해 한다. 외손주가 행복해 할 모습을 떠올렸는데 도대체 이게 뭐란 말인가? 이번엔 농작물 절도신고를 할까 고민중이다. 어린 시절 '서리'라는 것이 있었다.그런데 이건 서리 정도가 아니다. 완전 도둑질이다. 한두 번도 아니고 몇년째 이게 뭐란 말이며,도대체 어디까지 참아야 하는 것일까? 19개월 외손주 얼굴이 떠올라 더욱 마음이 안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