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밤입니다.
유리창에 떨어지는 빗방울과 촉촉히 젖어 가는 보리밭이 너무도 어우러지는 요즘,
풀 베러 간다면서
보리를 들에 자란 풀이라 생각하고 마구 베었던 생각이 문득 납니다.
나중에야 아버지에 의해서
그게 보리싹인 것을 알았네요.
그렇지만
단호한 아버지의 말씀에
혼나지도않고,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내가 베어버린 곳의 보리가
더 잘 자랐다며 호탕히 웃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정말인줄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요즘 보리를 심지 않아
좀처럼 보기 힘든 보리를 보니 잔잔히 흐르는 음악 소리와 함께 보이차향이
차분한 마음으로
이 기분을 만끽해 봅니다.
그러고 보면 추억 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이를 먹어 감에 나의 삶의 한 일부분이 되어가는군요.
이제 나도 나이가 들어가나 봅니다.
추억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하나의 큰 즐거움으로
여겨지니 말입니다.
물론 아픈 기억과
다시 느껴보고 싶고, 돌아 가고 싶은 추억들이 서로 뒤엉키지만
하나 하나 기억 속에서
꺼내어 보는 기분도 나쁘지만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