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골집도 둘러볼겸 남원에가서 고추 모종을 사왔습니다.
고추모종도 수십가지가 있네요.
종묘사마다 고추 특성을 고려해서 맛과 모양이 비슷하겠지만 이름은 엄청 많습니다.
몇년전부터 순한 맛의 고추모종을 육묘장에서 사다 심었거든요.
요즘 개량종 고추는 과가 크고 두껍고 거의가 중간 맛 정도인 것 같습니다.
어차피 고추는 건조기에 말리니까 과가 크고 두꺼운 고추를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매운 맛을 기피하는 현상이 있더군요.
매운 맛을 필요로하는 사람들은 청양고추를 섞어서 고추가루를 빻기도 합니다.
제가 구입한 고추는 탄저병과 바이러스(칼라병)에 강한 내병계 고추모종입니다.
옛날 어르신들께서는 밭에 고추씨를 뿌려서 가을에 붉은 고추를 수확했는데요.
고추에 가장 치명적인 병이 역병과 탄저병 그리고 바이러스에 의한 칼라병이 있습니다.
요즘은 역병은 사라진 것 같습니다.
고추밭 한쪽부터 서서히 하늘에 구름이 지나가듯이 하얗게 말라 죽는 역병은 한번 걸리면 치료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얼룩무늬 옷같이 얼룩달룩하는 바이러스계통의 병이 어느날부터 나타났습니다.
듣도 보지도 못했던 총체벌레가 매개체라네요.
사실 충은 소독으로 충분하게 잡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탄저병과 바이러스에 칼라병에 강한 내병계 품종을 선호하는 셈입니다.
고추모종을 사다가 바로 심어도 큰 문제는 없지만 저는 비닐하우스에서 자란 고추모종을 4-5일 경화(硬化)시켜서 본밭에 식재를 합니다.
고추모 뿐만 아니라 모든 모종에 경화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경화는 단단하게 한다는 뜻이랍니다.
고추모를 지난 1월부터 하우스에서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면서 거의 4개월을 키웠습니다.
하우스에서 자란 고추모종이 아주 연합니다.
밭에 놓고 며칠동안 햇볕을 보면서 밭의 온도에 적응하는 시간을 주는 셈이지요.
이 때 고추모종에 영양제와 약간의 살충제를 주면 본밭에서 소독하는 것보다 간단하게 할 수가 있어서 좋습니다.
따뜻한 하우스에서 자란 연한 고추모종에 주변 풀밭에서 나방이나 진딧물들이 얼씨구나!하고 달라들거든요.
물도 조금씩 주고 주변에 적응하는 시간을 갖는 셈이지요.
이렇게 햇볕에 며칠 놓아주면 확실하게 고추모종 잎도 진해지고 줄기가 튼튼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느 유튜브에서 고추가 쉽게 활착하는 방법을 소개하더군요.
고추두덕에 파구처리를 할 때 원예용상토를 고추를 심을 구멍에 한줌식 넣고 고추를 심으면 원래 포토에서 상토에 자라 쉽게 뿌리를 내린다고 하네요.
또 다른 방법은 고추비닐을 씌우기전에 두덕에 낮게 고랑을 만들고 상토를 넣는 다음에 비닐을 씌우기도 하더군요.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상토에서 자라서 뿌리를 내린 고추가 같은 환경이면 쉽게 뿌리를 내릴 것 같습니다.
고추뿐만 아니라 모든 모종도 이렇게 심으면 뿌리활착이 빠르다고 하더군요.
대농에서는 이렇게까지 할 수가 없습니다.
작은 텃밭을 가꾸는 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겠지요.
고추는 밤온도가 15도 이하로 내려가면 성장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어느 해는 5월초에 서리가 내려서 냉해피해를 입어서 고추모종이 심한 몸살을 겪기도 합니다.
개구리가 울면 서리는 안 내린다고 합니다.
요즘 산간내륙에는 서리가 있었다고 하네요.
올해 6월 윤달이 있어서 계절이 조금 늦는 것이 아닌가?싶습니다.
벌써 4월도 마지막 날입니다.
온세상이 새싹들이 포근하고 이쁜
싱그러운 5월도 늘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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