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농업의 미래, 현장에서 답을 찾습니다
원종복 전 서산시 벼농사연구회장님
‘직파재배’ 20년…생산비 줄이는 농업에 매진
성낙중 기자
입력 2025.03.21 09:53
벼 직파재배는 직접 본 논에 파종해 농사짓는 방법을 말합니다. 모를 기른 다음 모내기를 하는 이앙재배에 비해서 모판 만들기, 육묘, 모내기 등을 안하기 때문에 생산비를 줄이는 농법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충청남도. 서산시는 20여년전부터 직파재배가 시작된 지역입니다. 그리고 원종복 전 서산시 벼농사연구회장님은 같은 기간 동안 직파재배 연구를 통해 농가의 소득안정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원종복 회장과 아들 대로 씨
10만평 넘는 면적에서 직파재배 중
벼 직파재배는 못자리 설치와 기계 이앙 없이 논에 직접 볍씨를 뿌리는 방법으로 건답직파, 무논직파, 드론직파로 나뉩니다. 20여년전부터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해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직파재배는 노동력과 경영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 기계이앙의 경우, 10a(300평) 당 10.44시간이 투입되지만, 건답직파와 무논직파는 각각 7.69시간이 소요되고, 드론직파는 5.2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종복 전 서산시 벼농사연구회장님은 국내 벼 직파재배 도입 초창기부터 도전, 다양한 실패를 겪은 끝에 현재는 10만평이 넘는 면적에서 직파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원 회장님은“직파재배는 2005년도부터 한 것 같고, 조류피해와 수량부족 같은 어려움도 겪다가 10여년 전 부터 안정이 된 것 같습니다”라면서 “그 시간 동안 서산에도 직파재배 면적이 30ha를 넘기면서 농가들의 참여가 활발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벼 직파재배에서 건답직파는 마른 논에 볍씨를 직접 파종하는 방식으로, 4∼5월 파종해 농작업 분산 효과가 있습니다. 무논직파는 5월 하순부터 6월 상순까지 젖은 논에 파종하는 방식으로 직파재배 기술 안정성이 높습니다. 드론직파는 5월 하순부터 6월 상순까지 물이 있는 논에 드론으로 볍씨를 뿌리는 방식입니다. 원 회장은 이 세 가지 직파 방법을 모두 활용하고 있습니다.
원 회장님은“개인적으로는 벼 재배면적 16만평중에 90% 정도를 직파를 하고 있습니다”면서“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레이저 균평 같은 재배기술하고 코팅방법이 발전했기 때문입니다”고 말했습니다. 그 역시 개인 레이저 균평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산시의 벼 직파재배 연시회
관행재배 대비 87% 수준 생산량 확보
직파재배법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갖고 있는 농사법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건답직파의 경우 비가 올 때 파종이 어렵고, 발아율이 저조하다는 평이 있었고, 흙을 최대한 곱게 갈아야 하는 것이 관건으로 통했습니다.
또, 무논직파는 물속 산소부족으로 발근이 불량하거나 뜸모(입고병)가 발생할 수 있고, 종자가 깊이 심어지지 않아 결실기에 도복 발생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원종복 회장님은 “2021년부터 건답직파 교육을 받았고, 당시 교육하신 교수님이 논의 균평이 안 돼서 실패했다고 해서 균평만 잘 하면 성공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라면서 “다시 도전해 첫 해 70~80% 정도 성공했고, 나와 우리 연구회 같은 경우에는 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오히려 매년 생산량도 증가하고 있다” 고 말했습니다.
또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우리 논에 와서 보시라고 할 정도로 자신있게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원 회장님은 몇 년전 부터는 아들 원대로씨 까지 귀농을 해 함께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젊은 농업인들 사이에서도 벼 직파재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들 원대로 씨는 “앞으로의 농업은 생산비 절감이 키 포인트인데 벼농사도 인건비와 농자재값 상승으로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또래의 젊은 농업인들의 직파재배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라면서 “아버지와 나 같은 경우에는 관행적인 재배 대비 87% 정도의 수량이 나오는데, 이 정도면 관행농업 비용 대비 나쁘지 않은 수준으로 생각합니다” 고 말했습니다.
한편, 서산시농업기술센터는 지난해 8월 원 회장을 포함해 20여명으로 벼 직파재배 협의회를 창립했고, 올해부터 지역 농가에 기술을 전수해 2030년까지 1000㏊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 벼 직파재배를 한 논
“30~40대의 젊은 농업인들을 키워내야”
원종복 회장님은 앞으로의 농업은 아들 대로 씨처럼 젊은 농업인들이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발전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 회장님은“우리 세대가 직파재배의 길을 터놓았다면 이제는 자식 세대들이 그 길을 잘 닦아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라면서“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농업이 무너지지 않고 잘 유지될 것으로 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들 원대로 씨 역시 “몇 년간 드론직파, 무논직파, 건답직파를 해봤는데 육묘와 이앙에서 발생하던 노동력과 경영비를 80%까지 줄일 수 있었습니다” 라면서 “그러면서도 일반 이앙과 수량은 큰 차이가 없어 만족하고 있고, 앞으로 직파재배가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또 “여기에 더해 직파재배의 수량이 일반 이앙의 90%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연구를 해 볼 생각입니다” 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원 회장님은 생산비는 절감하고 품질은 더 높이는 농업을 하고 싶습니다.
벼농사는 기계화로 인해 농사가 수월해졌지만 쌀값이 제자리이고, 농자재 값은 계속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원 회장님은 “지금은 드론으로 20분이면 약을 만평 정도는 줄 수 있고, 트랙터와 컴바인도 자율주행을 할 정도로 세상이 획기적으로 변했습니다”라면서 “그만큼 농사 짓기 편해졌으니 고품질 쌀을 만들어내서 농가들은 돈도 더 벌고, 국민 입맛도 만족시켜주는 농업을 해 나가자” 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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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중 기자 gugu01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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