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뿌리의 비밀
옛날에는 배추를 자르고나면 배추뿌리를 간식으로 먹었고 막걸리집에서 안주로도 나왔습니다.
배추뿌리는 질기기도하고 단단하면서도 단맛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배추를 자르러갈 때는 숯돌에 칼을 갈아 날을 세워서 나갔습니다.
제가 이웃에 사시는 아흔이 넘으신 큰이모님께 안부전화를 드리면서 혼자 배추 100포기를 잘랐다고 말씀드렸더니 어떻게 혼자 배추를 잘랐느냐고 하시더군요.
옛날 굵은 배추뿌리가 있었던 것을 생각하신 것 같았습니다.
배추 밑둥에 칼만대면 잘라지는데요.
먹거리가 없을 때라 배추밭에서 배추뿌리를 뽑아서 고구마와 더불어 간식으로 많이 먹었습니다.
어떤 것은 큰 당근 크기 정도도 있었습니다.
왜?
배추뿌리가 없어졌을까요?
요즘 배추가 결구가되는 배추로 바뀌면서 배추뿌리가 사라졌습니다.
비결구용 배추는 속이 차지 않고 배추잎이 너풀거려서 운반할 때도 배추잎이 망가지고 상품성이 떨어지다보니 결구용 배추품종으로 개량되었습니다.
비결구용 배추는 배추잎이 광합성작용을 하고 영양분을 뿌리에 저장하기 때문에 배추뿌리가 굵게 자랐습니다.
아마 경종배추(서울배추)와 비슷하게 속잎이 없이 겉잎만 크게 자라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배추가 속이 차지않을 때 지푸라기로 배추 가운데로 오므라들게 하나하나씩 배추 중간을 묶어 주었습니다.
배추를 묶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바지에 허리띠를 두르듯이 지푸라기로 배추를 묶어 놓은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아마 연세드신 분들은 비결구용 배추와 배추뿌리맛을 기억하리라 생각합니다.
결구용 배추는 광합성작용으로 영양분을 만들어서 속잎에 저장하기 때문에 속잎이 겹겹이 쌓이고 배추뿌리는 손가락만하고 잔뿌리만 있어 다 큰 배추도 뿌리가 약해서 살짝만 건드려도 넘어집니다.
결구용 배추는 속이 꽉차고 겉잎은 영양분을 만들어 질기고 억세서 버리고 속잎만 먹기 때문에 운송과 포장도 간편해서 상품성이 비결구용 배추에 비해서 훨씬 가성비가 좋은 편입니다.
배추가 스스로 배추속을 감싸기 때문에 굳이 묶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결구가 잘된 배추는 배추잎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윗부분이 꽃처럼 보여서 배추꽃이 핀다고 합니다.
배추꽃이 핀 배추는 위에서 누르면 단단합니다.
배추속이 꽉차서 그렇답니다.
그래서 배추 뿌리를 필요할 때는 뿌리배추 모종이 따로 있습니다.
옛날 토종배추를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날씨가 쌀쌀해서 갑자기 패딩을 꺼내 입었습니다.
의류를 취급하는 곳에서도 차곡차곡 쌓아 놓았던 겨울 방한복이 팔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와 궂은 날씨 때문에 배추가 공급이 안되어서 김장비용이 상승했다고 하네요.
얼마전만해도 깊어가는 가을인가?싶었는데
습이 많은 눈이 내려서 비닐하우스가 가라앉는 피해를 입은 농가도 있더군요.
피해를 입은 농가에서는 복구를 기원합니다.
그래도 아파트 단지안에 있는 빨간 단풍나뭇잎이 비바람에 나부끼면서 눈비를 맞고 버티고 있는데 아름답습니다.
올 한해도 오늘 하루가 지나면 이제 달력도 달랑 한장 남았네요.
11월 마지막 날 주말 행복하시게 보내시고 남은 한달을 멎지게 맞이할 준비를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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