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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에 담갔던 멸치액젓을 달였습니다. 저희는 봄엔 멸치액젓을 담고 가을엔 새우젓갈을 담급니다. 젓갈은 오래 묵힐 수록 감칠맛이 더 나는 것 같습니나 작년에 담근 멸치액젓을 젓갈통속에 용수를 박아서 말금한 액젓을 걸러서 먹었습니다. 보통 한통에 생멸치 두박스씩을 넣고 젓갈을 담갔거든요. 용수를 박아서 액젓을 걸러 병에 담았다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사용합니다. 저희는 음식 간을 맞출 때나 겉절이 등 나물을 무칠 때 액젓으로 하더군요. 번거롭게 꼭 집에서 담그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맛은 물론이고 청결면에서도 깨끗하게 할 수가 있어서 2년마다 6-8박스를 담그고 있습니다. 새우와는 다르게 멸치상자는 20k가 조금 넘게 들었습니다. 새우는 손잡이가 있는 큰상자라 43k이상 들었습니다. 말금한 멸치액젓을 걸러내면 젓갈통 바닥에 멸치만 가라앉아서 쌓여 있더군요. 맨아래에는 아직도 가라앉은 소금에 살이 붙은 멸치가 그대로 있는 것도 있습니다. 오래전에는 그냥 버리기도 했습니다. 액젓을 다 덜어내고 바닥에 가라앉은 멸치를 커다란 스텐통에다 달였습니다. 찬바람이 있어야 젓갈을 달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멸치액젓 냄새에 온 동네 파리가 다 모여들거든요. 11월인데 아직도 날파리들이 날라다니더군요. 하우스에 곶감을 널고 선풍기를 틀어서 말렸었는데 지난주에 며칠 추위가 있어서 그냥 말리고 있는데 어제는 낮기온이 20도가 넘어서 날파리들이 있더군요. 그래서 찬바람이 불어야 젓갈을 달인 것 같습니다. 도심지에서 젓갈을 달이기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젓갈을 달이면 온 동네 젓갈 달이는 냄새가 진동을 해서요. 그래도 어떻합니까? 멸치가 아까워서 마당에 LPG가스통을 삼바리에 연결해서 달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파리는 안 달라들더군요. 남은 멸치 찌거기가 워낙 틉틉해서 계속 저어주어야 합니다. 한번 누르면 다른 거 같지 않아 누린내가 많이 나서 먹질 못합니다. 뽀글뽀글 끓을 때까지 수시로 젓어 통바닥에 눌지않게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끓어오르면 젖지 않아도 되거든요. 찜통 바닥에 있는 찌거기들이 끓어올라서 누를 일이 없답니다. 펄펄 끓이면 멸치 살은 다 녹고 멸치 뼈와 조그마한 알갱이가 보이는데 아마도 하얀 멸치 눈알 같습니다. 용수로 거른 액젓은 띠끌하나없이 말금하지만 달인 액젓은 멸치살이 풀어져서 약간 거뭇하고 거칠지만 새끼 손가락으로 찍어 먹어보면 맛은 용수로 거른 액젓보다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약간은 틉틉하고 걸죽하기도해서 김장할 때는 달인 멸치액젓을 넣고 양념을 버무립니다. 이렇게 달인 멸치젓갈을 항아리위에 면포를 두개정도 깔고 내리면 쫄쫄쫄하면서 잘 걸러집니다. 식어서 젓갈이 엉켜지면 액젓이 걸러지지 않거든요. 그래서 식기전에 저어가면서 액젓을 내려야합니다. 새우젓은 달일 일이 없지요. 숙성되면 그대로 넣으면 되니까요. 봄새우는 껍질이 조금 거칠더군요. 그리고 숙성되면 물이 많이 생기더군요. 역시 새우도 가을에 담아야 살이 쪄서 봄새우보다 맛있는 것 같습니다. 가득 담긴 새우는 한박스가 40k가 넘은 양이라 병이나 비닐봉투에 담아 냉장보관해야 하는데 여간 복잡하지 않더군요. 시장에서 새우젓을 구입하면 값이 비쌉니다. 그래서 번거롭더라도 집에서 담가서 형제들끼리 나눔하고 있습니다. 김장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참 이상하더군요? 김치 냉장고가 있으니까 추위가 있기전에 김장을 하면 좋을텐데 꼭 비바람 몰아치고 추위가 있으면 김장을 하느라 난리를 치더군요. 강추위가 한번 있고난 다음 날은 틀림없이 시장이 북적거립니다. 옛날 저장시설이 없을 때는 늦게 김장을해야 내년 봄까지 김치를 먹어야해서 눈맞고 어름을 깨가면서 냇가에서 배추를 씻어서 김장을 했습니다. 또 눈도 맞고 서리도 맞고 얼었다 녹았다해야 배추가 맛있다고 했습니다. 배추는 90일 배추라고해서 씨앗을 뿌려서 90일이되면 배추가 다 크거든요. 굳이 늦게 김장을 할 필요가 없지않나?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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