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한파가 길게 이어졌습니다.
내일부터 혹독하게 차갑던 날씨도 평년기온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수요일에 전국적으로 비소식이 있더군요.
지난주 중에 내린 많은 눈이 대로변은 제설작업으로 다 녹았지만 골목길은 건물에 가려서 완전 빙판길이었습니다.
수요일에 비나 내려야 눈이 녹을 것 같습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귀"는 존귀하고 소중하다는 뜻이고,
"천"은 낮고 보잘 것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속담에서 말하는 것처럼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에서는 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등급이 존재합니다.
40년을 넘게 한곳에서 청소를 하시고 계시는 어느 시니어 여자분의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제가 다니는 안과병원이 있습니다.
전주에 안과로 원장님께서 안과로 개원한지가 40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다 안과병원으로 승급해서 입원실과 수술실 분야별로 여러명의 안과의사 선생님들이 있고 직원이 100명 정도가 있는 안과 종합병원입니다.
개인안과병원에서 안과병원으로 승급을 할려면 시설면과 의사들의 숫자도 있어야 하나 봅니다.
단순하게 눈의 치료만 하는 곳이 아니라 안구은행을 다루는 의료재단으로 제법 규묘가 큰 7층 건물의 안과병원입니다.
제가 눈 때문에 오래전부터 진료를 보는 곳입니다.
몇년 전에 망막수술 때문에 사흘간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병원에 청소를 담당하는 여자분들이 몇분계십니다.
그 중에 저와 같은 연배가 되는 미화를 담당하는 여자분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이분께서는 현원장님께서 개인병원을 개원할 때부터 병원 청소를 담당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40년이 넘게 일을 하고 계십니다.
지금이야 탈의실도 있고
휴게실도 있습니다.
옛날 청소부는 창고에서 옷도 갈아 입어야했고,
그곳에서 도시락을 먹어야 했습니다.
7-80년대 청소하는 분들의 모습과 환경을 생각해 보십시요?
소외받는 직업이었잖아요?
병원 청소일을 하시면서 2남 1녀를 훌륭하게 키웠더군요.
제가 자주 들리는 병원이라 눈인사를 나누는 정도였습니다.
같은 연배라 쉬는 시간에 대화를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30대 때부터 병원 청소일을 하기 시작했더군요.
병원의 산 증인인 셈이지요.
장남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행정공무원으로 세종에서 같은 직종의 아내를 맞이해서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둘째도 서울에서 대학을 마치고 전남 광주에서 부부교사로 근무를 하고 있고요.
딸은 전주에 있는 종합병원에서 과장으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갓 결혼한 새댁이 병원 청소부로 자식들 삼남매를 서울에 있는 대학을 보냈고
자식들 삼남매를 서울대와 연세대를 진학시키고 행정공무원과 교사 그리고 의사를 시킨 아주머니가 자랑스러웠습니다.
이젠 일을 그만 하셔도 되지않느냐?라고 했더니 놀면 뭐하느냐?고 하시더군요.
지금도 핸드폰은 폴더폰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누구나 이렇게 자식들 훌륭하게 키웠으면 호사를 누릴만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도 직원들 출근하기전 새벽에 출근해서 청소일을 하고 계시는 분의 이야기였습니다.
지금은 병원 규묘가 커서 미화를 담당하는 여사님들 몇명이서 나누어 일을 하더군요.
환경이 좋아져서 휴게실이 있어서 짬짬이 쉬는 시간도 있고 도시락 대신에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합니다.
당신이 처음 청소일을 할 때와는 모든 환경이 달라졌습니다.
그런데도 같이 일을 하는 다른 분들은 불만이 많다고 하더군요.
그 여사님은 옛날 혼자 진료실이며
환자 대기실 화장실을 도맡아서 청소를 하면서 창고같은 곳에서 쭈그리고 잠시 휴식을 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자기가 할 일을 마치면 쉴 수 있는 자기들만의 공간인 탈의실과 휴게실이 있어서 휴식시간도 편안하게 보낼 수가 있는데도 불만이 많다고 하더군요.
지금이야 병원은 금연지역이라 담배꽁초와 재떨이를 치우는 일도 없어졌지요.
그 옛날에는 환자 대기실에서도 흡연이 가능했었습니다.
의사들도 진료실에서 흡연을 했었으니까요.
처음엔 자식들 키울려고 젊은 나이에 청소실을 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놀면 뭐 하느냐"라는 자부심을 갖는 마음으로 40년이 넘게 한곳에서 청소일을 하고 있는 이른넷의 나이에 들어서는 어느 시니어의 이야기를 올렸습니다.
누구나 자식들 훌륭하게 키웠으면 이젠 편하게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며칠 전에도 안과를 들렀는데 엘리베이터에서 새해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유튜브나 다움에 들어가셔서 "서울의 새벽 3시"라는 동영상을 보시면 참고 되겠습니다.
저도 그 영상을 보고 글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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