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박병일
담장엔 장미꽃이 얼굴을 내밀고 뒤에선 찔레꽃이 요란스럽다.
사방이 푸름과 꽃들로 가득하고 올해엔 황사도 적어 화창한 날씨가 이어진다.
돌발적인 우박만 없다면 하늘도 쳐다볼 만하고 풀벌레도 보금자리 찾아 바쁘다.
생명의 고동소리 사방을 휘감고 강물도 넘치지 않는다는 신념하에 여유롭게 흐른다.
높이 나는 송골매 눈엔 행복이 가득하다.
철없어 보이는 강아지
맨땅에 뒹굴고 장끼도 까투리 따라 슬금슬금 큰돌 뒤로 숨는다.
살모사 까치 알 훔치려다 혼나고 개구리 다이빙하다가 가물치한테 잡아먹혔다.
부부 달팽이 길 내다가
이혼했다는 소문
여러 가지 번잡한 가운데
이유 없이 액셀만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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