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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 6-70년대 우리들의 공감시대 23 -

우리는 어릴적에 또랑물을 막고 물고기를 잡으면서 놀았다.
또랑을 막아서 논주인 몰래 보리가 심어진 논으로 물을대고 물빠진 또랑에서 물고기를 잡았다.
그때는 미꾸라지와 붕어는 흔한 물고기라 잡지 않았다.
빠가사리나 양소래미, 메기, 꺽지, 심지어는 장어까지 맛있는 물고기가 워낙 많아서 미꾸라지와 붕어는 잡지도 않았다.
지금은 천연기념물이 되어버린 뗑아리라는 물고기는 4월 가뭄이 심할 때는 냇가에서 많이 잡았었다.
커다란 바위밑에 물이 흐르게 길을내면 뗑아리들이 살살 기어니온다.
창자가 없어서 그냥 냄비에 고추장과 들기름만 둘러도 맛있는 요리가 되었다.
뿔이 있어서 뿔에 찔리기라도하면 쏙쏙애리고 아팠다.
울진 민물고기 박물관에서 어릴적에 많이 보았던 민물고기가 있었다.
미꾸라지와 비슷하지만 색깔이 노란 깨끗한 양소래미는 작년에 다슬기를 잡으면서 몇마리를 보았다.
사라졌던 민물고기가 보여서 마음이 흐믓했다.
둠벙도 바께스나 바가지로 물을 퍼내고 물고기를 잡았다.
우리집에는 손으로 손잡이를 돌려서 전기를 발전시켜 물고기를 잡는 밧데리가 있었다.
물고기가 있는 곳에 양쪽에 대나무로 만든 삿대를 대고 앞에 짊어지고 발전기 손잡이를 돌리면 물고기가 잠시 기절을 했다.
한사람은 밧데리를 돌리고 한사람은 삿대를 들고 다니면서 물고기가 있는 곳에 삿대를 넣고 물고기를 잡는다.
삿대는 1.5m정도의 크기의 대나무를 가운데 뚫어서 전선을 넣고 한쪽은 전기 스위치가 달려있어서 스위치를 누르면 전기가 흐르고 스위치에서 손을 떼면 전기가 흐르지않는다.
끝에는 굵은 철사로 끝을 살짝 휘어서 돌멩이를 긁어내거나 고기를 끄집어내는 역할을 하였고, 한쪽은 끝에 그물망을 만들어서 고기를 주어담는 역할을 했다.
물고기가 많거나 물이 깊은 곳은 손잡이를 빠르게 돌려야 했다.
그래야 전기가 쎄게 발전되어서 물고기가 도망을 가지 못하고 기절한다.
국민학교 시절에는 밧데리가 무거워서 땅에 놓고 밧데리를 돌렸다.
농사철에 논에 물을 담그기위해서 만든 또랑이 있었는데 돌멩이로 담을 쌓은 곳은 늘 메기가 있었다.
고기굴이 있어서 몇군데만 밧데리로 전기를 넣으면 커다란 메기 몇마리는 꼭 잡았다.
보또랑 바위틈에 구멍이 있는데 헛탕이 거의 없었다.
돌담 사이나 방천사이를 손으로 더듬어서 고기를 잡기도 했으니까 물고기가 많았었다.
특히 천둥번개가 있는 날은 깊은 쏘에 살던 큰 물고기들이 천둥소리에 놀라서 수로로 들어오기 때문에 물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었다.
커다란 바위나 찬물이 솟는 곳에는 메기나 장어같은 물고기가 살기 때문에 처음엔 살살돌려서 물고기들이 전기를 통해서 움직이게하고 물고기가 움직이면서 흙탕물이 나온다.
그러면 전기를 좀더 쎄게 돌려서 물고기가 밖으로 나오면 잡았다.
그때말로 장어가 지게작대기만 하다고했다.
그렇게 커다란 장어도 잡았었다.
밤엔 횃불을 만들어 냇가나 넓은 또랑에 나가서 불을 밝히면서 물고기를 잡았다.
횃불을 보고 모이는 피리 등 잡고기가 있고 불빛을 보면 도망가는 메기나 뱀장어도 있었다.
도망가는 물고기는 빨리 쫒아가서 양쪽에 삿대를 대고 발전기를 쎄게 돌리면 전기에 기절해서 물고기가 뒤집힌다
지금 생각하면 큰고기가 전기에 더 약한 것 같았다.
큰 고기일수록 동작이 느려서 쉽게 잡혔다.
겨울철에는 양지바른쪽에 있는 커다란 바위밑에는 물고기들이 많이 모여있다.
한두곳만 잘 골라서 발전기로 전기를 살살돌려 바위밑에 삿대를 넣고 전기를 넣으면 숨어있는 물고기를 쫒아내서 잡으면 많이 잡을 수 있었다.
넓은 냇가는 새끼줄에 솔가지를 꽂아서 양쪽에서 끌고 올라가면 한쪽으로 물고기들이 몰아서 밧데리로 잡았다.
이 방법은 물오리들이 떼를 지어서 물고기들을 얕은 곳으로 모아놓고 잡아먹는 것에서 만들어진 방법이었다.
이때 밧데리로 돌려서 삿대를 집어 넣으면 밥알을 풀어 놓은 것 같이 하얗게 물고기들이 떠오른다.
지금은 절대 해서는 안되는 방법이다.
겨울철 민물고기는 어느 때보다 맛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디스토마같은 충이 없어서 다라이에 무를 썰어넣고 고추장을 풀고 식초로 버무려서 날것으로 먹었다.
다먹고 난 뒤에 쌀밥을 비벼먹으면 밥알이 꼬들꼬들해서 정말 맛있었다.
요즘 초밥도 그 맛이 나질않는다.
식초도 요즘 쓰지않은 식초원료인 빙초산을 사용했다.
빙초산은 순도가 99%라 반드시 물에 희석해야했다.
빙초산은 영하 16도 이하에서는 얼음과 같은 덩어리로 변하기 때문에 따뜻한 곳에 두면 액체상태로 변한다.
이런 이유로 빙초산은 보관 중 터질 위험이 있어서 병에 가득 채우지않고 병마개가 느슨하게 막아 있어서 옆으로 기우리면 빙초산이 줄줄샜다.
요즘은 빙초산을 판매하는 곳도 많지가 않다.
동네 깨복쟁이 친구들 만나면 지금도 달려가서 가장 해보고 싶은 놀이 중에 물고기 잡으면서 놀고 싶다고합니다.
물고기를 잡아서 생토란대와 호박잎 그리고 쪽파와 부추를 넣고 고추장만 풀어 쌀을 넣고 끓인 어죽은 보기는 어설프지만 맛이 최고였습니다.
장마가 제주도에 상륙했다고 합니다.
곧 내륙으로 올라온다는 반갑지않는 소식이네요.
장마에 피해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경북칠곡이성민
답변 고수
5직2농·
옛날생각이 납니다. 뗑아리는 처음듣는 이름이네요. 지역 방언인듯 합니다. 천연기념물 이라니 궁금합니다. 어름치나 열목어 그리고 쏘가리중, 황쏘가리와 무태장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듯 합니다만.. 소래미는 또 뭔지 ㅋㅋ 다양한 이름을가진 민물고기가 많네요.
제가 취학전 개구장이 시절에 아버지와 냇가에 고기잡으러 가면 아버진 낫으로 가까운 대밭에서 굵은 대나무를 끊어 옵니다. 가지들을 추리고 무거운 대를 쳐들고 석양무렵 유속이빠르고 얕은 여울에 힘껏 내리치면 피라미 돌고기 갈겨니 등등 배를 뒤집고 떠내려오면 저는 약간 하류쪽에서 대소쿠리로 건지곤 했습니다. 그렇게 잡은 물고기를 어둑한 냇가 가장자리에서 배따고 손질해서 집으로가면 어머니께서 맛있게 졸임요리 해주셨어요. 어릴때 먹었던 그맛을 못잊어, 지금도 가끔 물고기 잡으면 노쇠하신 엄마찬스 가끔 씁니다. ^^ 추억의 맛과 향기는 삶이 이어지는한 계속 될거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제 고향 방언으로 물고기 이름을 그렇게 불렀던 것 같습니다.
큰 비가 내리면 냇가 수풀사이에 산태미를 놓고 위에서 밟으면 떠내려가지 않을려고 풀을 물고 있던 물고기들이 산태미에 많이 걸립니다.
양철 바께스로 거의 가득채웠습니다.
어머니께선 양은냄비에 들기름치시고 고추장만 넣고 조리신 것 같은데
그 맛이 손맛인 것 같습니다.
냄비에 약간 누른 고추장을 긁어 먹으면 그렇게 맛있었거든요.
오늘부터 또 장마권이랍니다.
장마에 피해없이 건강하시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전북김제블랙타이거
혹시 소래미 라는 고기는 양수라미 아닌가요 미꾸라지 같이 몸이길고 가느다란 고기 아닌 가요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네.
미꾸라지 같은데 몸이 노랗고 둥근게 줄이 있지요.
모래속에서 사는 물고기입니다.
고추장넣고 쫄이면 엄청 맛있었습니다.
근데 이태전에 시골 냇가에서 손주랑 다슬기를 잡는데 새끼손가락 길이의 양소래미가 보이는 거예요.
참 반갑더군요.
냇가엔 자갈들이 있어서 늘 깨끗한 물속에서 놀았는데
지금은 온갖 풀들이 많아서 냇가에 들어가기가 어렵답니다.
오늘 장마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비 피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충남부여김용무
어린시절 생각나게 하시네요 잠시 유년시절로돌아가는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잠시나마 어린시절을 돌이켜보셨다니 고맙습니다.
저희 고향이 섬진강 상류거든요.
냇가에 소(沼)가 군데근데 있어서 큰 물고기도 참 많았습니다.
점심먹고 냇가로 달려가서 멱을 감다가 돌멩이로 담을 쌓으면 물고기들이 모여들곤 했습니다.
한번은 누가 냇가에 약을 풀어서 꺽지를 손팔똑만한 것을 잡았습니다.
엄청 큰 꺽지였답니다.
잠시 소나기가 지나가네요.
복달음은 하셨는지요?
편안한 저녁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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