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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부부사이가 냉랭할 때에는 등산을..>


며칠 전 아내와 알 수 없는 냉랭함이 흐르던
시간이 있어습니다.
결혼생활 수십 년이 넘었지만,
딱히 부부싸움을 했다거나
하는큰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서로 함께 기분이 다운 될 때가 있나 봅니다.

연말이고 연휴 아침에 우두커니 소파에 앉아서
생각한 게 언젠가 들었던 선배의 말입니다.
[부부싸움을 하고 서로 어색할 때는 등산을 해라]
부부싸움 까지는 아니지만 이런 냉랭한
분위기를 전환 시키기에는 등산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서로 손도 잡아주고
산 바람과 산 정상 에서의 탁 트인
세상을 내려보며 가슴속 응어리를
풀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보, 우리 오랜만에 산에 갈까?"
나의 갑작스런 제안에 아내는
시큰둥하게 "산엘가자고" ?
대답을 하면서도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습니다.

다행히 우리 집에서 정확히 20분만
가면 바로 등산로가 있는
수통골 이라는 천혜의 조건이 있지 않은가....
등산로 입구까지 서로 말없이
뚜벅뚜벅 걸음은 옮겼습니다.

그리고 산행 정확히 5분후....
숨이 차 오고 다리에 힘이 풀리고
날씨는 겨울날씨 답지 않게 포근하고
비니를 쓴 머리엔 땀이 차서 간지럽고...
한마디로 죽겠습니다.....

생각은 아내의 손도 잡아주고 산 풍경도 구경하고
담소를 나누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온 몸이 말을 듣지를 않습니다.

오래전 산에다닐때 산악회
회원들과 갈 때는 잘도 갔는데
아내와 함께 하는 산행은 왜 이리 힘이 들고
지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

정신없이 30분을 더 올라 가서 야
산들바람이 부는 산등성에 다다랐습니다.
조금 정신을 가다듬고 아내에게 뭔가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찰라..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내 주둥이가 일을 벌였습니다.

인제 그만 내려가자!"
등산하자고 부추겨서 30분 만에
기껏 한다는 첫 마디가 이거였다니....
아내는 뒤도 안 돌아보고 걸음을 재촉하며
"산악회 에서 산에 가면 하루종일
산행을 한다면서 그거 순 뻥이였구나"
하는말에 난 그 후로 30분간 더 땡칠이가 됐습니다.

그게 그런데 정말 회원들과 함게 하는
산행은 나름 즐거운데 라는 말이
목 까지 넘어 오지만
그 여파가 두려워 눌러 참있습니다.
(이젠 내려가는 일만 남았으니까 천천히
내려가면서 아내와 담소를 나눠야 겠다
라는 생각을 하며...)

정확히 산을 내려온 지 5분...
나름 산에좀 다녔다고
아내에게 뛰어 내려가는 모습을 보이려다...
멈출 수가 없습니다....다리에 힘이 풀려서
내 다리가 내 다리가 아닙니다.
화창한 휴일 수통골산 줄기에서 한편의
"죽음의 무도"가 펼쳐집니다.

브레이크 없는 질주에 간신히 나무 하나를 잡고
빙글빙글 돌며 3-3 점프를 시도합니다.
돌 부리에 걸려 한쪽 발이 삐끗해서
나머지 한발로 우아한 스파이럴에 성공합니다.

올라오는 등산객을 피하려다 콤보 스핀이 이뤄집니다.
정신없는 2분간의 죽음의 무도는 마지막
강렬한 김연아의 눈빛이 아닌 공포와 고통에 반 정신이
나간 눈빛으로 막을 내립니다.

2분쯤 후에 도착한 아내는 가쁜 숨을 몰아 쉬는
내 옆을 지나며 한마디 합니다.

"위에서 보니까 아주 볼만 해....
장마철에 돼지 새끼 떠내려가는 거 같더라"

난 연아의 죽음의 무도를 공연했는데..
아내는 장마철 돼지 새끼를 봤나 봅니다.
이러라고 선배가 등산을 하라는 것은 아니었을 텐데...
아내가 빙긋 웃습니다.
죽무면 어떻고 돼지 새끼면 어떤가..
어찌 됐건 이틀 만에 아내가 웃었습니다.^^

ㅡ도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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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수가인 5362
답변 고수
주말농부 10년차·
싸우는것도 다리에 힘있을때나 싸우지 지금은 밥도 안줄까봐 눈치만 봅니다 아~옛날이여~
삭제된 댓글입니다.
충남서산서산이은숙
고양이/ 들이 귀없네요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글쵸 한마리는 오드아이 입니다
인천연수가인 5362
답변 고수
주말농부 10년차·
그글에 동감합니다 저는 지팡이 내던지고 내려온 적 있어요 ㅋㅋ
인천연수가인 5362
답변 고수
주말농부 10년차·
올라가다가 다투어서 ㅋㅋ
경남창원믿고사는농원-송미경
정직ㆍ성실로 짓겠습니다·
처음이 힘들지요. 대화 연습으로 말을 한번씩 던져 보세요. 부부라는 것이 친구이기도 하잖아요. 아니시면 한 주제를 두고 나눠 보는 것도 괜찮고 집을 떠나 여행도 좋더라구요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여행 좋겠습니다
혼자라면 ㅋㅋ
충남금산쏭이네농장(현자)
귀농 7년차 직장.농민·
요즘 쉴때마다 저희동네 십이폭포를가요 시원하니 좋죠 저도 어제 가족과함께 했네요 남편도 함께
이런 저런이야기하며 갈을때 마음이 상쾌해져요 자주 다녀보세요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아 그렇군요 12폭포는 어디에 있는지요?
충남금산영숙
밭은 내놀이터·
금산 성치산 12폭포
인터넷 검색하면 나와요
충남금산영숙
밭은 내놀이터·
잘 다녀오셨네요.
제 남편은 추운데 일하느랴 힘들어서 그런지 집 들어오면 숫가락 놓기무섭게 골아떨어져 잠만 자려고 해요.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그런가요
다들 그래요
저도 퇴근 후 저녁 먹고남
암거도 하기 싫더라구요
인천연수가인 5362
답변 고수
주말농부 10년차·
숟가락을 테이프로 손에 묶으시면 안주무실려나 ㅋㅋ 아재개그 한번 해봤읍니다
충남서산김동채
귀촌인에서 귀농인됐슈·
그렇게라도 풀 수 있었으니 천만 다행이고 몸관리하세요^^
충남보령서안순
냥이들이예뻐요
어쩜저리 얌전하게처다보고잇을까요
경북의성봄봄농원
푸하하하!!
아내분 말에 제가 빵터져 간만에 박장대소했습니다
잊지 않을게요 장마철에 돼지새끼 떠내려가는것ᆢ
천천히 담소 나누시며 내려오시지 위험하게 내려오셨내요 ㅎㅎ
경기이천이천3대농부출석왕
열심히 노력하면 기쁨이·
부럽습니다.
이젠 산을 함께 오르자는 말도 못거네는 몸뚱이로 변해 있는듯 자신이 없네요.
아내가 정년 퇴직을 하여 시간이 많을텐데ᆢ
십여년전 서울집에서 부모님 걱정에 고향에 왔건만 농사에 지쳐 가끔 오르는 뒷산도 못가보네요.ㅎ
아무튼 쌓인 부부간의 앙금이 빨리 풀어지시길 빌어 봅니다.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그게 좀 글터라구요
나이가 든 만큼 게을러 지는가 봅니다
인천서구문서연
초보 입니다·
알수없는 남편의 속마음을 도윤님 글 을 보면서 비슷하게나마 알게되는것같네요 ~ 도움되요 ㅎ

덧붙이자면 아내들도 남편이랑가면 기운빠져요 ㅎㅎ
충남부여장례지도사1급
중고 점적 호수나눔하실분
경기양주들깨(이희섭)
종종 시간을 내어 등산이나 둘레길을 거닐어 보면 좋아요.
경북구미선영~~
농사공부 만점자
농사초보 인생도 초보·
아름다운곳에 사시네요 ^^~~ 확실히 글들이 중독성이 있어요
전북정읍최평선
추부에선 만인산이나 서대산 좀더가서 대둔산도 좋지요
아내분과 가끔 힐링하고 오세요
오늘도 잼나게 님의글 잘 읽고 갑니다
아참!
혹시 6련 쟁기 중고는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