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춘문예] 짧은 시 쓰기

[팜춘문예] 짧은 시 쓰기 · 참여글
충북옥천벤틀리
실험만하다가 농사는아작·
홍 시

나뭇잎 하나 없이
하늘높이 치고 올라간 나뭇가지에는
떨어질 듯 붉은 홍시가 대롱대롱 메달려 있다.

파란하늘에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빨간 홍시를 보면
어느새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다.

키보다 몇 배 큰 대나무 장대로
홍시 밑을 버둥거리고 있으면
할아버지는 손자를 덮석 앉아 장대가 홍시에 닫게 만들어 준다.

기나긴 겨울 밤
애타게 바둥대던 빨간 홍시가
머리맡에 소쿠리 하나 가득 담겨있다.

손자는 홍시는 왜 이리 높은 곳에 메달려 있는지 궁금하다.

눈이 내리는 날
빨간 홍시 위에 하얀 눈이 쌓이면 까치들은 신이 난다

할아버지가 그랬고,
아버지가 그랬듯이,
나도
손자가 까치발 딛고 서있으면 뒤에서 덮석 앉아 홍시를 따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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