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춘문예] 짧은 시 쓰기

[팜춘문예] 짧은 시 쓰기 · 참여글
인천강화블루베리8950
옥수수

이돈성

나는 바닷가에서 자랍니다
내 자리는 바람을 먼저 맞는 밭 머리입니다
매일처럼 강풍과 싸웁니다
그것이 운명인 줄 알았습니다
나는 쌍둥이 형제보다 월등히 작습니다
뿌리가 뽑힐만큼 잦은 시련 때문입니다
어떻게든 살아냈습니다
긴 가뭄 끝에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폭풍우가 휘몰아쳤습니다
뿌리가 하나 둘 끊어지고 생명이 꺼져갑니다
애기를 밴 쌍둥이 형제는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나는 아직 홀 몸이라 살아났습니다
밤샘 전투가 끝나고 주인이 와서 속삭입니다

"널 응원하마. 반드시 살아 남아야 한다.
광풍 속에 떨고 있는 널 두고 편히 잠을 이룰 수 있을런지. 내 입 안에 들어간 옥수수 목숨을 건 전쟁터에서 살아냈단 말인가!"
Farmmo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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