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닷가에서 자랍니다 내 자리는 바람을 먼저 맞는 밭 머리입니다 매일처럼 강풍과 싸웁니다 그것이 운명인 줄 알았습니다 나는 쌍둥이 형제보다 월등히 작습니다 뿌리가 뽑힐만큼 잦은 시련 때문입니다 어떻게든 살아냈습니다 긴 가뭄 끝에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폭풍우가 휘몰아쳤습니다 뿌리가 하나 둘 끊어지고 생명이 꺼져갑니다 애기를 밴 쌍둥이 형제는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나는 아직 홀 몸이라 살아났습니다 밤샘 전투가 끝나고 주인이 와서 속삭입니다
"널 응원하마. 반드시 살아 남아야 한다. 광풍 속에 떨고 있는 널 두고 편히 잠을 이룰 수 있을런지. 내 입 안에 들어간 옥수수 목숨을 건 전쟁터에서 살아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