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춘문예] 짧은 시 쓰기

[팜춘문예] 짧은 시 쓰기 · 참여글
강원횡성이명신
글 쓰는 농촌 아낙·
성하(盛夏)로 가는 길  

이명신

어디만큼 왔을까?
노루 꼬리만 한 볕 아쉬운 농한기 지나  
완숙퇴비 흩뿌려진 흙내음 뒤로하고
따가운 태양 아래 도라지 밭매는
농부를 만났다.

같이 살겠다고 깊게 뿌리내린
잡풀을 잡고 매대기질 하는
능숙한 몸짓에 피곤이 역력하다

이제 돌아가지도 머물지도 못하는 길
초하 지나 얼마 쯤 더
가면
장마 끝난 들녘으로 햇살은 작열하고
봉지 속 복숭아는 제풀에 농익을 텐데

이상저온에 놀란 농심 단박에 달래줄
올해는 제발 잦은 태풍 없이 달고 향긋한 본연의 맛으로 승부 짓기를

바람 아쉬운 석양을 지고 성하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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