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방학 때 어머니 께서 콩밭.명(목화) 밭에서 풀메기 하시면 반나절 시간쯤 시암 (우물)에서 주전자에 물 떠서 들고 갔다 드리면 오랜 목마름 얼마나 참으셨는지 한 사발 남짓 될 정도 물 꿀떡꿀떡 목 넘김 소리 들리게 드신 모습 볼 수 있었네요.
그렇게 밭에 가면 밭두렁(밭 가상)에 심어진 넝쿨 여기저기 달려있는 물외 하나 따서 치마 자락에 쓱쓱 닦아서 먹으라며 주시는데 돌이 켜보면 풀메는 중 흙먼지 치마 자락에 묻어 있을 터이지만 그런 건 아랑곳없이 자식 먹일 거라서 그렇게 닦아 주신 것이었네요.
또한 이른 아침 동틀무렵 밭에 나가셔서 풀 메시고 아침밥 시간에 맞춰 돌아오시면 치마 자락은 풀잎 이슬에 젖어있고 겨드랑에 껴있는 대바구니 속에 식구들 반찬으로 해 먹을 구부러진 보라색 가지와 물외가 몇 개씩 들어있었던 것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또렷이 기억 속에 남아 있는데
요즘이라면 재초제 뿌려서 그토록 풀메는 일 덜할거고 냉동실에 물 얼려놓아 아이스박스에 가져가시면 시원한 물 마실 수 있으련만 그 시절 나 살던 시골마을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으니 냉장고란 생각할 수도 없었던 시절이었네요.
한편 오전에 밭일 끝내고 집에 들어 오시면 더위 잠깐이라도 잊으시려고 집 앞으로 흐르는 또랑(개울)에서 물 한 바케스 퍼와 학독 옆에서 등목 하실 때 한 바가지 떠서 허리부터 목 부분까지 부어드리고 나면
아 시원하다 말씀하셨고 젖은 몸 수건으로 닦으실 때 눈에 띄는 어머니 젖가슴은 가뭄에 메마름처럼 작고 쭈글거림 모습이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1960년대 참 어려웠던 농촌생활 어머니 50대 후반 연세였지만 7남매 자식들 젖 물려 키우시며 먹을 음식 눈앞에 있어도 자식들 입에 넣어주는 일 먼저였으니 어찌 아니랴...
이미 50여 년에 세월이 흘러 어머니께서 세상 떠나신 지 25년이 지났고 내 나이 60대 초반이지만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 어머니 모습 내 마음속에 영원불변으로 남아있네요.
먼훈날 또 다른 세상에서 그리운 사람들 만나지겠지요 늘 기도드립니다 행복하시라고 혹시나 몰라서 업장소멸시켜주소서 하고 기도 드립니다 극락왕생하소서 하고도 기도 드립니다 다시 만날수 있기를 소망하면서 지 세월이 지나면서 잊을줄 알았지만.함자만 들어도 슬퍼서 그리워서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그리운건 그립고 지을수없는건 지을수없듯이 세월이 용서하듯이 아버지라고 생각하면서 엄마 깍뜻이 모시고 있답니다 아마 아버지께서는 무척 좋아하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