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활동보조하는 고객은 나보다 세살 많은 홍사장이다. 홍사장은 텃밭농사를 충실이 지으신다.
붉은마, 배추, 비트, 부루콜리, 가지, 고추, 토마토, 오이, 호박, 들깨, 양배추, 수박, 참외, 대파, 도라지, 더덕, 상추, 정구지 등과 감나무, 배나무, 무화과, 포도, 석류, 보리수, 개량오디 등 과수나무도 상당히 있다.
그래서 나에게 배봉지, 포도봉지를 씌우는 일도 해 보게 한다.
자신이 눈이 어두우니 내가 그의 눈이 되어줘야 한다.
지금은 벌이 없어 수박은 손수 수정을 해줘야 한다. 수정이라는게 그냥 숫꽃을 따다 암꽃 꽃술에 숫꽃 꽃술을 부벼주면 되는 간단한 것이다. 일주일 전부터 수박 수정을 하는데 하고나면 몇개 했는지 묻곤한다. 첫날 세개, 둘쨋날 세개, 셋쨋날 두개 했다고 말하면 말 끝에 꼭 토를단다. 세디는 묵겠네, 여섯디는 묵겠네, 여덟디는 묵겠네 라고, 수정이 잘못되어 수박이 안열리면 어떻하지 걱정 될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수박이 여덟디 정도 자라고 있다. 하루는 수정에 심취해 암꽃을 발견하고는 수꽃을 따다 부벼주는데 어? 이상하다? 이 수꽃은 왜이렇게 꽃술이 작지? 두리번 거리다 내가 들고 있는 꽃은 참외꽃이라는걸 깨닳고 다시 수박꽃 꽃술을 따 부벼 주기도 했다. 나는 참 어설픈 농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