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할배는 머리가 짧으셨다
기끔씩 큰집에 오면 담배연기로 가득찬 할배방에서 이불을 덮어쓰고 할배 옆에서 잤다
고모들은 냄새난다고 큰방에서 자라고 했는데
난 할배방의 스폰지 요와 솜이불
할배의 마른흙냄새와 솜이불사이로 들어오는 냉기와 담배연기가 싫지는 않았다
안방에서 식사할때 할배등뒤에서서
짧고 까끌까끌한 머리를 손바닥으로 쓸듯이 만지고 감촉이 좋아서 그러고 있으면 엄마가 하지마라고 혼을 낼때마다 놔둬라 하고 밥을 드시다가 웃고는 하셨다
몸이 피곤해 누워 있는데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