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04:30에 일어나 복숭밭으로 가 며칠전 구매해 둔 참보르드와 깍지킬, 노린재와 진딧물 퇴치제인 비술서를 섞어 올해 들어 두번째 약을 치기 위해 밭으로 향했다.
집을 나설 때부터 바람이 조금 센 것 같아 쳐야되나 말아야 되나 하다가 마음 먹은대로 실행하기로 하고 들에가니 날씨도 쌀쌀하면서 으스스하게 차다.
바람을 등지고 될 수 있는한 약에 노출되지 않으려 조심해도 갑자기 바람의 방향이 바뀔 때면 가끔 얼굴을 때리기도 한다.
약줄을 잡아주는 집사람이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도 될터인데 농약이 얼마나 무서운 줄 모르고 자꾸 가까이 와서 이 가지에도, 저 가지에도 약이 안 갔다며 잔소리를 하기에 ‘이 사람아 돈 몇 푼 벌려다가 사람 잡는다. 누구 고생시키려고 자꾸 가까이 오노?’ 하며 고함을 꽥 질렀더니 그제서야 멀찌감치 떨어진다.
농사짓는 분들이 연세가 들어 암이란 병 때문에 고생하는 것은 대부분 농약에 노출 된 탓이라고 수십번 얘길 했는데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 참 답답하기만 하다.
아침을 먹고 두번재 고랑 가지묶기 작업을 시작했는데 너무 센 바람탓에 낙하산 줄이 자꾸만 출렁거려 급한 것도 아니다 싶어 일을 중단하고 귀가했다.
오는 길에 이웃과 공동으로 판 지하수 수중 모터 전기가 약해 동력분무기가 자꾸 스톱되므로 하는 수 없이 업자에게 농사용 전기 신청을 했다.
자꾸만 목돈이 들어가는 이 밭을 어쩌면 좋을꼬? 이제 꽃봉오리가 움트는 것을 보니 며칠 안 있으면 복사꽃으로 온 밭이 환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