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고추 · 시세•판로
알 수 없음
생산 줄어도 맥 못추는 고추값…특단 대책 마련을

고추 작황이 예년만 못하다. 긴 봄 가뭄으로 착과수가 많이 줄어든 가운데 여름철 고온과 잦은 비로 병충해가 심각한 탓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최근 표본농가 생육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의 고추 작황이 매우 저조하다. 가뭄 피해로 나무가 제대로 자라지 못해 키가 작은 데다 포기당 착과수가 지난해보다 평균 6개 이상 줄어 수확량이 10%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7월부터 시작된 고온다습한 날씨로 역병·탄저병·무름병 등이 심해지고 기형과 발생이 늘어난 것도 문제다. 여기에 급등한 기름값은 건고추 생산농가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올해 건고추 생산에 필요한 면세유 실내등유 가격은 지난해보다 2배나 치솟았다. 최근엔 전기료까지 올라 농가경영을 옥죄고 있다.

반면 건고추값은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국 산지 시세를 가늠할 수 있는 경북 서안동농협 고추공판장의 화건 600g(한근) 경락값은 23일 기준 평균 9191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날(9014원)에 비해 겨우 177원(1.96%) 올랐을 뿐이다. 일주일 전 16일 1만931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1740원(15.9%)이나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산지 농민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극심한 인력난에 인건비 감당조차 어려운 판국에 비료·농약 등 농자재값은 줄줄이 올랐는데 고추값은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죽을 맛이 아닐 수 없다.

시장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는 고추 생산량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특히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아 값이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산지에서는 고추값 하락을 방치하면 머지않아 생산기반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농가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실상 파악에 나서야 한다. 이를 통해 비축물량 확대 등 가격 안정을 위한 선제적 조치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기껏 지은 농사가 수포가 되는 것도 모자라 빚까지 안게 된다면 내년 고추농사는 어떻게 기약할 것인가.

출처 : 농민신문 / 발행 : 202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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