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시작할 무렵 가려린 줄기 한가닥 한가닥 땅 속에 묻어 주었다. 여름이 되니 덩굴손이 뻗어 푸른 들판을 만들어 주었다. 한줄기에 키 큰농, 키 작은 놈들이 줄줄이 생겨나 큰 놈들로 골라 집에 가져왔다. 손톱에 검은 물이 들어도 아삭하고 달큰한 나물 먹을 생각에 손가락은 바쁘다. 추석이 지나 가을 냄새가 나자 땅 속에세는 주렁주렁 고 놈들이 와르륵이다. 큰 놈은 새기름을 들이부어 노릇노릇 튀겨주고 중간 놈은 찜 솥에 쩌주고 작은 놈은 말랭이가 되었다, 많은 것을 주는 고 놈. 참 기특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