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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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나의 가출 이야기>

한참을 생각했었다.
그 말이 진실이라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더이상 이곳이 나의 안식처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익숙한 동선을 따라 눈으로 집안을 뒤졌다.
마침 눈에 띈 기다란 빈 상자를
가져다가 짐을 싸기로 했다.
양말을 하나 담았다.
그리곤 또 무엇을 담아야할까?....
생각나는 것이 없다.
커다란 상자에 양말 하나가
내 처지만큼 덩그러니 담겨있다..

작은 것에도 욕심을 내며 발악했던 시간들이 우습다.
애초에 이곳에 올때에 가져온 것이 없으니
가져갈 것이 없는 것이 당연하지 않는가...
아쉬움 혹은 미련 따위는 보이지 말자.
쿨해 지기로 했다.

이왕 쿨해지는 것 그동안 같이 보낸
이들에게 그동안 고마웠노라고
잘들 사시라고 인사를 건내야 하겠지만
왠지 그것까지는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나와 다른 이 에게 왜 다르냐고 말도 안 하기로 했다.
혹여 작별 인사와 함께 왈칵 쏟아질 눈물을
염두에 두었었는지는 모르겠다.

먼길을 버텨줘야할 신발을 꼼꼼히
챙겨 신고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이젠 기억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어야 할 것이었다.
한걸음 한 걸음에 얼굴하나,
이야기 하나 새겨 가며 문을 나섰다.

그러나...
"도유나, 어디가? 조금 있음 해질텐데."
나는 몇 발작을 가기도 전에
꾸부정한 어떤이의 손에 저지당했다.
집으로 끌려가던 나는 더 이상은
끌려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놔~ 나 나갈거야.“
그 아저씨가 집을 향에 소리를 쳤다
"얘야, 일루 나와봐라. 얘 왜그러냐?"
본채에서 한 계단을 내려간 깊숙한
지하에서 일을 하던 그가 황급히 달려 나왔다.

그리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모였다.
사람들이 나의 짐 상자를 펼쳐보았다.
나처럼 어리숙한 양말 하나가
나만큼이나 당황스러웠다.

"그러니까 이걸 가지고 집을 나가려고 했다고?"
"그렇다니깐요. 글쎄."
사람들이 나를 보며 헛헛한 웃음을 쏟았다.
힘을 내어 내 의사를 밝혀야 할때였다.
"나 내 엄마 아부지 찾아 갈거야. 다리 밑에 있다면서.
거기 가서 우리 엄마아버지랑 살거야."

마주앉아있던 아저씨의 꿀밤한대가 내 머리를 강타했다.
"이 놈아 니 엄마아빠 여깄지.
그건 그냥 어른들이 장난치는 말이야.
너 여기 니네 엄마 다리 밑에서 낳았으니,
다리 밑에서 주어온게 맞지. 허허허..."

그 다리가 무슨 다린지,
내가 왜 다리 밑에서 나왔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아줌마 아저씨가 아니고 엄마아버지로
불러도 된다는 것에 안도했다.

그리고 그날 밤 나는 할머니 바이 아닌
엄마아버지의 방에서 내내 동생의 차지였던
말캉말캉 기분좋은 엄마의 찌찌야를 밤새
주물거리며 잘 수 있었다.
이것이 내가 가출을 한 이유이다.
이 가출이 그동안의 가출로 이여지는
결연으로 행해진 기나긴 여정이였다.
그 이전에도 몇번의 가출을 했지만 이보다 더
명분있고 결의에 찬 가출은 없었다.

그 후 50년도 훨 더 지난 지금
자꾸만 추워지는 날에 나는
또 한번의 가출을 꿈꾼다 ...

-도윤-
FarmmorningFarmmorningFarmmorning
경기안성까마구
그 다리는 어딜가나 써먹었나봅니다.1남4녀중 막내인데 셋째언니가 곱슬머리로 태어나서 주변사람들이 쟈는 어디(지금은 기억도 안나지만 정확한 다리이름이 있었는데..)다리밑에서 주워왔나보네~그런뒤로 기분나쁜일 있으면 보자기에 자기옷을 주점주점 담고서 그 다리밑에 엄마아빠 만나러 간다고 하면 언니가 진짜 나갈까봐 붙들고 보따리 뺏어서 도망가고 ㅎㅎ 지금생각하면 넘 웃겨요 웃음이절로 나네요 그놈의 다리가 어떤다린지 ㅋㅋㅋ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그 셋째 언니분 보고 시퍼요
막~동질감이 느껴집니다.
경북칠곡이성민
답변 고수
5직2농·
빙그레 미소가 지어집니다. 내겐
아직도 저런 철부심이 남아있는듯 새삼 느껴지네요. 나이든 소년처럼.. 지금 기다란 가방을 싼다면 라면 몇봉지는 넣었을거 같아요 ㅋㅋ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ㅋㅋ 그러게요 양말보다는 라면이 좋을듯요
충남금산우영옥
6년차 옥수수언니·
ㅎㅎ 어릴때 모두 한번쯤 들었을법한~~다리밑에서 주어왔다 ㅎㅎ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주로 말 안듣고 몬생긴 애가 그런말 들었지요
경북상주김인선
귀농 3년차 가시오이 ·
ㅎㅎ 단편 소설 읽는 기분으로 내리 읽었어요~~어릴적 누구나 한번쯤은 있었던 추억이죠. 그래도 양말 하나는 좀 심한 듯~~^^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님 께서도 가출을 꿈 꾸신 적이 있나 봅니다.
경남창원믿고사는농원-송미경
정직ㆍ성실로 짓겠습니다·
옛날에 부모님들이 친구분들 모여서 하셨던 말씀이네요. 그래서 진짜 부모님이 어느 다리에 계시나 한적 있었네요~~
경남창원믿고사는농원-송미경
정직ㆍ성실로 짓겠습니다·
저는 그때 진짜 다리 밑에 우리 부모님 계시는 줄 알았거든요 ㅎㅎ 부모님 친구들 놀리는 것도 모르구요 ㅎㅎ 지금 생각하니 웃음만 나오네요 ~~
충남금산우영옥
6년차 옥수수언니·
ㅋㅋ 저클때 혹시옆집에??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그러게요
제가 추부에 살잖아요 ㅋ
전남여수대복그랜맘
사진도잘찍으시고,
글도잘쓰시네요~
재밋는글잘보고갑니다
오늘도건행하셔요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자주 오셔서 봐 주셔요
감사합니다
경북성주성주 농업인
출석왕 축하해주세요 ·
예전에는 말 안듣거나 할때
어른들은 다리밑에서 주어왔다고
항상 그런 말씀하셨죠
그러소리 많이듣고 큰것같습니다
전남영암낙엽교목류21472
정말 인생 진로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작가 유망주님!
쬐만한 시절 때 엄마의 그 말랑말랑한 찌찌야를 못만져 생긴 불만의 표출구로 선택한 가출의 꿈을 시작으로 50년도 훨 지난 지금까지도 못버리는 가출의 꿈.
이번엔 어떤 명분을 내세울건지요?
실현 가능성은 있나요?
양말 하나에 50을 더한 짐가방은 제법 묵직하겠는데...
이젠 인생 황혼길로 접어든 길목에서 그만 방황하시고 돌아갈 본향에서의 평안한 안식처를 꿈꾸며 살아가셔야지요^^*
계속 좋은 글 부탁드리며 건강하세요
경북상주낙양성
옛 성현들께서 하신
말씀 다 옳은것 같네요
징금다리도 콘크리트도
아닌
엄마의 다리 ~
삭제된 댓글입니다.
경남진주부유단감11776
ㅎㅎ 조카생각 나네요
여자 아이가 어찌나 팔딱 거리는지 남자애 보다 더했음 더했지 할머니 사내 녀석도 아니고 왜그리 뛰느냐고 야단 치시는데....
조카아이 왜 고추를 달아주지 그랬냐고 반박하길래 한미디했죠
첨엔 달아줬는데 그렇게 날뛰닌까 떨어지고 없지 우리도
남자앤줄 알았는데 고추가 없더라 했더니 어린나이라 당황해 하더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