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춘문예] 짧은 시 쓰기
일년농사
이 동 준
열두달을 가슴에 품고
몸으로 감싸 안고 애지중지
자식도 그런 자식 없을거라고
햇살 따가워도 걱정
비 많이와도 걱정
하늘과 온몸으로 싸우는 전사
너른 하늘만큼이나 큰 기대
진흙땀 저린 뼈마디로 어우러져
일년 살림살이가 된다.
배운게 도둑질이라더니만
농사일은 도둑질일리 없을게다.
하늘보다도 나은 박사가 농부일게다.
일년 농사 자식농사 같더라고
갈라진 손끝으로 보듬어도 서운하여
일년농사 긴 한숨으로 두달을 또 앓는다.
그래도 내년이 되면
우리 부지런한 박사님들은
너른 들판에 또다른 자식을 낳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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