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인생은 가을처럼 살거라.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날씨처럼.
세차지도 더디지도 않은 바람처럼.
그렇게 한결같고 변함없이 살면 좋겠다.
딸아.
인생은 가을의 벼처럼 살거라.
반짝이지 않아도 번쩍이는 황금색 벼처럼.
이삭을 많이 품을 수록 고개를 숙이는 볏대처럼.
힘이 있고 아는 것이 많아도 고개를 숙이며 겸손하고 소박하게 살면 좋겠다.
그렇다면 우리네 부모의 인생.
사랑으로 모든 것을 내어주고
태어난 곳에 다시 베어져 뉘어지더라도.
가을 추숫날 풍성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세상으로 소풍온 길을
여한 없이 되돌아 갈수 있을 것 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