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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41
♡ 어느 여인의 소원 ♡
친정에 가면
어머니는
꼭 밥을 먹여 보내려 하셨다.
어머니는 내가 친정에 가면
부엌에도 못 들어오게 하셨고
오남매의 맏이라 그러셨는지
남동생이나 당신 보다
항상 내 밥을 먼저 퍼주셨다.
어느 날 오랜만에 친정에서
밥을 먹으려는데 여느 때처럼
제일 먼저 푼 밥을 내 앞에 놓자
어머니가 "얘 그거 내 밥이다"
하시는 것이었다.
민망한 마음에
"엄마 웬일이유?
늘 내 밥을 먼저 퍼주시더니..."
하며 얼굴을 붉혔다.
"그게 아니고, 누가 그러더라
밥 푸는 순서대로 죽는다고
아무래도 내가먼저
죽어야 안 되겠나?."
그 뒤로 어머니는
늘 당신 밥부터 푸셨다.
그리고 그 이듬해
어머니는 정말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그 얘기를 생각하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남편과 나"중에
누구의 밥을 먼저 풀 것인가를
많이 생각 했다.
그러다 남편밥을
먼저 푸기로 했다.
홀아비 삼년에 이가 서 말이고
과부 삼년에는 깨가 서 말이라는
옛말도 있듯이 뒷바라지 해주는
아내 없는 남편은
한없이 처량할 것 같아서이다.
더구나 달랑 딸 하나 있는데
딸아이가 친정아버지를 모시려면
무척 힘들 것이다.
만에 하나 남편이 아프면
어찌하겠는가?
더더욱 내가 옆에 있어야
할 것 같다.
남편을 먼저 보내고
고통스럽더라도
내가 더 오래 살아서
남편을 끝가지 보살펴주고
뒤따라가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때부터 줄곧 남편
밥을 먼저 푸고있다.
남편은 물론 모른다.
혹, 알게 되면 남편은
내 밥부터 푸라고 할까?
남편도 내 생각과 같을까?
원하건대 우리 두 사람,
늙도록 의좋게 살다가
남편을 먼저 보내고
나중에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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