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하는 자연, 정비하는 계절, 가을
너른 들녘에 볏짚들이 누워있다.
할 일을 마치고
다시 또 쓰여질 때를 기다리며 휴식하는 시간
기계손에 가지런히 묶였다가
겨우내
소들에게 먹여질 것이다.
그나마 젖은 논 바닥 가까이 비스듬히 서있던 짚들은
썰려지고 바닥에 흩뿌려져
다음 세대를 위해
흙 속에 묻혀
썩혀질 것이다.
양분이 되고 거름이 되어
내년에 심길 벼들의 영양이 될 것이다.
순환하는 자연,
빗물에 패인 논 바닥의 훼손된 부분들은 많지 않은 소득에서 덜어내어
포크레인 작업 생활자들의
신성한 양식으로 주어질 것이다.
오래도록 빗물이 불어날 때 마다
범람하던 배수로의 흙을 퍼올려
낮아서 벼들의 안전을 지켜내지 못하던
논두렁을 높이고
내년 여름 우기를 대비할 예정이다.
자연, 이상 기후와의 공존으로
일상의 반을 살 우리
새로운 출발을 위해
정비할 시즌,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