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이야기 62
이팝나무
이팝나무 꽃이 한창이다.
이팝은 쌀밥을 뜻하는 이밥의 함경도 사투리다.
그러므로 이팝나무는 쌀밥나무이다.
이팝나무에는 ‘며느리밥풀꽃’처럼 슬픈 전설이 서려 있다.
****
끼니도 때울 수 없을만큼 어려웠던 옛날.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끼니를 거르면서도 시아버지 제사를 지내려고 아껴 두었던 쌀 한 줌으로 젯밥을 짓던 며느리가 혹여나 젯밥이 설익었을까 밥알 몇 개를 떼어 깨물어 보다가 모진 시어머니에게 들키고 말았다.
“네 이년! 시아비 젯밥을 몰래 먹다니! 이런 경을 칠년!”
시어머니의 무서운 호통이 쏟아졌다.
모두들 배가 고픈 판에 며느리 혼자 배를 채우겠다니!
아무도 며느리 편을 들어 주지 않았다.
결국 며느리는 제삿날이 새기도 전에 뒷산에 올라가 목을 매고 말았다.
그 며느리의 무덤에서 나무가 한그루 자라나 쌀밥 같은 꽃이 피어났다.
며느리의 한이 피어난 것이었다.
이팝나무 꽃은 그렇게, 하얀 쌀밥이 소복이 쌓인 밥그릇처럼 봉실봉실 복스럽게 피어난다.
제사나 잔치 상에 나란히 놓인 쌀밥인양...
기름진 쌀처럼 반지르르 윤이 흐르는 새하얀 꽃잎이 송이송이 숭얼숭얼 피어나는 것이다.
지금처럼 배부른 세상의 눈에 보면 쌀밥이 아니라 함박눈이 잎사귀 마다 수북수북 쌓여 있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이겠지만....
그 옛날에는 그토록 슬픈 꽃이었다.
하긴, 이팝나무 꽃이 피는 때가 옛날엔 보릿고개에 숨이 넘어가던, 일 년 중 가장 배고픈 때가 아니었겠는가.
그러니 배고파 현기증이 나는 가난한 이들의 눈에 쌀밥으로 보일 만 했고,
지주나 탐관오리의 배부른 눈에도 식곤증과 춘곤증이 겹쳐 쌀밥으로 보였을 터였다.
새하얗게 꿈처럼 피어나 바람에 쌀 꽃비를 눈발처럼 흩날리는 이팝나무 가로수 길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서럽게 아름답다.
일본 대마도에는 이팝나무 군락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장관을 이룬단다.
해마다 오월 초에 ‘이팝나무 워크’라는 행사를 열어 일본 전역은 물론 한국에서도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 든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양산시, 목포시 등에서 가로수로 많이 심어, 이즈음 그곳에 가면 이팝나무 꽃그늘을 걸을 수 있다.
카톡으로 받은글 입니다
5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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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심은지 15일째입니다.
물만주고 출근합니다.
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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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mmorning
아로니아 600주 키우다가 4년전부터 캐내기 시작해서 이제 150주 남았어요. 판로가없어 먹을만큼만 남기고 다 캐낼 예정입니다. 3년전부터 만들기 시작한 아로니아 와인이 이젠 제법 와인맛이 나네요. 추석무렵 담근 와인을 오늘 떠서 병에 담았습니다. 이웃과 나누는 핸드메이드 아로니아 와인에 행복을 느낍니다~^^
12월 17일
1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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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mmorning
가을 기운
햇살 강도가 약해진건가
바람의 느낌이 다르다.
고성방가로 떠들썩하던
매미들의 목청이 다소
둔화되는는 것 같으다
잘때도 선풍기 없으면
잠못이룬 긴 열대야
선풍기도 끄고 발치에
천대받던 이불도 슬그머니
당겨 덮어야 되는 날이
지금 우리들 곁에 와있네
그냥 하기쉬운 말이 아닌
가을 바람인가
좀 낫네 라는 말이 입에서
쉽게 내뱉어진다.
소슬바람 불면
생각나는건 일상탈출이다.
나이 들어도 훌쩍 떠난다는건
삶의 무게를 벗고 나를 찾는다는 의미이고 싶다.
조석으로 살그머니 와닿는
가을의 느낌에 한껏 가슴이 설렌다.
아! 얼마나 기다린 계절의 진화인가 이제야 비로소
몸이 반응한다.
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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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 33
"20년의 봉급과 맞바꾼
     세 가지 삶의 지혜"
어느산속에 
가난한 농부와 아내가 살고 있었습니다.
아내와 살고 있던 가난한 농부가
집을 떠나 다른 마을에 가서
돈을 벌어오기로 했습니다.
예전 우리네 머슴살이와
같은 것입니다. 
아내 곁을 떠나기 전
농부와 아내는 서로를 향한 
믿음을 지키자고 굳게
약속 했습니다.
집을 떠난 농부는 이십일을 걸려
어느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부잣집에서 20년을 일하기로 했습니다.
농부는 주인에게 20년 동안
자신의 월급을 저축해 두기를 부탁했습니다. 
드디어 20년이 차서
농부는 주인에게 자신의 돈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주인이
둘 중에 한 가지를 선택 하라는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20년간 번 돈을 가져갈 것인가
아니면 세 가지 삶의 지혜를
들을 것인가 -?
선택 하라는 것입니다.
이틀 동안 고민한 농부는 20년간
번 돈 대신 세 가지 삶의 지혜를
듣기로 했습니다.
주인은 미소를 지으며 조목조목
세 가지 삶의 지혜를 말해
주었습니다.
“첫째로, 인생에서 지름길을
택하지 말게-,
그러면 대가를 크게 치르고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네.“
“둘째로, 과하게 호기심을
가지지 말게-,
과한 호기심은 다칠 수도 있다네.”
“셋째로, 화가 났을 때 절대로 무언가를 결정하지  말게-, 
그렇지 않으면 끝없는 후회를
하게 된다네.“
주인은 그에게
빵 세 덩어리를 주며 말했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빵은
집에 돌아가는 길에  먹고, 
세 번째 빵은 집에서 먹게나 !”
농부는
주인에게 감사해 하며
길을 떠났습니다.
첫째 날에 그는 그가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는 여행자를 만났습니다.
농부는 대답했습니다.
“20년의 노동을 끝내고
집으로 가는 중입니다. 
그런데 20일이나 걸린답니다.
“여행자가 말했습니다.
“제가 5일밖에 걸리지 않는
더 빠른 지름길로 안내해 주겠습니다.”
농부는 지름길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는 주인이 해줬던
첫 번째 조언이 떠올랐습니다.
농부는 지름길 대신
긴 여정을 선택 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노상강도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밤이 되어 농부는 마을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하룻밤을 머물기로
했습니다.
그가 잠을 자고 있을 때
큰 울음소리가 그를 깨웠습니다. 
무슨 소리인지 궁금해져서
그는 일어나서 문을 조금
열었습니다.
하지만 주인이 해줬던
두 번 째 조언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집주인은
그에게 말했습니다.
“호랑이가 밤에 마을로 내려왔습니다. 
그래서 모두 문을 단단히
잠그고 있었지요.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농부는 20일이 걸려 집에 도착했습니다.
집에는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부푼 마음으로 그는
창문 쪽으로 다가갔습니다.
집 안을 들여다보는 순간
기쁨이 충격과 분노로
변했습니다.
그의 아내가 다른 남자를
껴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증오가 그의 마음을 지배했고
그는 달려가서 둘을 죽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주인이 말해준
세 번 째 조언을 기억했고
자신을 억제 했습니다.
그날 밤 그는 헛간에서 잠을 잤습니다.
해가 떠오르자 그는 마음을
진정하고 생각 했습니다.
"주인에게 돌아가서
일을 다시 구하고 아내와
그의 애인을 죽이지 말자".
하지만 돌아가기 전에 아내에게
자신은  항상 믿음을 잃지 않았다고
말하기로 했습니다.
그가 문을 두드렸을 때
아내는 문을 열고 그의 품에
안겨 왔습니다.
그는 아내를 거칠게 밀어내며
슬프게 말했습니다.
“나는 항상 믿음을 가졌는데
당신은 나를 배신했어-!”
“아니에요-!”
아내가 강하게 머리를
저었습니다.
“나는 어젯밤에
당신과 한 남자가 함께 있는 것을  
보았단 말이요-!” 
농부가 말했습니다.
아내가 대답 했습니다.
“그 남자는 우리 아들이에요-!”
“당신이 떠날 때
저는 임신 중이었고 우리 아들은  
스무 살이 되었어요-!”
그 말을 들은 농부는 아내를
꼬-옥 껴안고 참회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부부와 아들은
마지막 남은 빵을 먹기 위해
마주 앉았습니다.
농부가 빵을  자르니
그 속에는 그가 20년 동안
번 돈과 이자가 고스란히
들어 있었습니다
감동을 주는 지혜의 글이다. 
우리는 이런 지혜의 이야기를
읽으며 여기까지 왔다.
상황에 따라 감정을 조율하는
농부의 대응이 가슴을 조리 게 했다.
누구나 감정을
다스리는 게 쉽지 않다. 
얼마나 각박한 세상인가,
우리들 앞에는 화(禍)낼 일만
늘어나고 있다.
여기 이 삶의 지혜가
모든 이의 양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건강 하시고
   행복 하세요.
귀한글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예님 ^^♡
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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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농사 끝나면
혹시 고구마 심어도 괜찮은지
알고싶어요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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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주말농장 초짜입니다. 탄저병에 대해 알려 주셨으면 합니다. 예방약은 언제 쳐야하며 탄저병 약종류도 여러가지든데 종류에 따라 언제 어떻게 쳐야하는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4월 2일
8
9
1
이웃귀촌하신지인분이 고추모종을 잘못구입해서 청양만 심겼다고 걱정을 하길래 지금 청초따면 가격이 괜찮을거라 했더니 어제 10키로 3박스 농협에 갖다줬다시길래 오늘 경매시세를 물어보니 1박스당 23000원 나왔다면서 다음부터는 팔생각 안하고 차라리 버리겠다시면서 화가 많이 나셨다 우리가 시장에서 사먹을려면 경매가격의 3배내지4배는 줘야 사서 먹을수가있는데 농협과 거래한다는 공판장의 가격이 이러하니 농사를 계속해야하나 그 고민이 먼저 스친다
7월 31일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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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낚시가 취미 입니다.
장르는 전층 기법 주어종 떡붕어 낚는걸 즐기죠.
4~5년전 코로나19 이전에는 활발한 활동을 했는데.
코로나19 로 인해 출조가 뜸해진 이후 요즘은 1년에 1~2번으로 끝이내요.
다시 활동을 해보려는데.
이눔의 폭염이 발목을 잡내요.
선선해지는 가을에나 출조 날짜를 조율 해 봐야겟습니다,
8월 5일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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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mmorning
땅콩수확하는날 무더위는언제지나갈가요
9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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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mmorning
오늘 감자심는 날~!
3월 11일
10
10
Farmmorning
하늘마 입니다.^^
재배한 것은 아니고 어느 날인가 자연스레 자라고 있었습니다.
23년 9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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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mmorning
팜모닝을 사랑하는 농부님 여러분! 우린 정말 정직하고 사랑을 주고받으며 믿고사는 가운데 깨끗하고 신뢰받고 옛날의 정성스런 조상들의 때뭇지 않은 마음으로 살것을 말씀드리면서 양심의식품을 주고받음으로 백의민족의 우수성을 자랑스럽게 간직하면서 살아 갑시다. 소탐대실이라고 적은것에 욕심내지말고 대범하게 살것을 역설 하면서 몇자 적어봅니다. 팜모닝에서 직거래 하시는 우리는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싸게 팔수도있고 우리의 마음도 읽을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우리모두 부모처럼 형제처럼 오누이처럼 다정한 가운데 웃음으로 한세상 살아갑시다. 그저 많으면 후하게 쳐주는것이 우리민족의 어울려 사는 모습입니다. 7그저 고생하는 모습이 예처롭지만 그런데로 개개인의 삶을 영위하는 모습을 바라 보면서 살아갑시다. 팜모닝을 사랑하는 농부님들 올해에도 힘들지만 웃다울다 살다보면 좋은날도 오겠지요? 끝까지 살아가면서 두손 불끈쥐고 미래를 향하여 살아 봅시다.
8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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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희 '애모' 23살때 ~~♡47살로 돌아가신 엄마 생각을 잘 표현해
주셨어요. 엄마!!! 저 잘 살고 있어요. 이십년만 더 기다려주세요. 조금만 윤서
방과 애들봐주고. 갈께요.
6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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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Farmmorning
안녕하세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선생님들 겨울이 깊어가며 마늘밭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일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요. 여러분의 건강한 마늘 농사를 위한 겨울철 마늘밭 관리방법을 소개해 드릴게요.
마늘밭을 지키는 것, 겨울에는 여느 계절보다 더욱 세심해져야죠. 우선, 마늘밭의 따뜻함을 유지해야 해요. 대부분의 마늘 종류는 추운 날씨에는 적응이 잘 안되니까요. 겨울철마늘밭주의사항을 명심하세요. 적절한 덮개재료, 예컨대 낙엽이나 짚을 이용해 마늘밭을 덮어준다면, 마늘들이 겨울의 한파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답니다.
마늘밭에 추비를 주는 것도 중요해요. 마늘추비주는방법으로는 적절한 시기에 복합비료를(멀티칼비료) 뿌려주는 것이 좋아요. 마늘의 성장단계에 맞추어 비료를 주어야 건강하게 자랄 수 있죠. 비료 주는 것을 잊지 마세요!
또 겨울철에도 마늘밭의 잡초는 자라나게 마련이에요. 마늘재배관리법 중 하나로 잡초를 꾸준히 제거해 주는 일은 마늘의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요소를 제거하는 일이에요. 잡초가 많으면 수분과 영양분 경쟁도 심해지니까요.
겨울동안 마늘밭 안의 수분 상태도 꼼꼼히 체크해야 해요. 마늘은 습한 환경을 싫어하니까, 마늘밭의 배수 상태도 항상 점검하도록 해야 해요. 배수가 잘 되지 않으면 마늘의 뿌리가 썩을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해요.
그리고 겨울철 마늘밭관리법은 마늘의 월동 준비를 점검하는 것도 포함돼요. 마늘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충분한 추위를 겪어야 하지만, 너무 심한 추위는 또 해가 될 수 있어요. 마늘이 겨울동안 잘 쉬어서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세요.
마늘 농부님들, 겨울철 마늘밭 관리방법을 잘 기억하고 계신가요? 마늘밭을 따뜻하게 돌보고, 영양을 채우며, 잡초 관리와 바른 수분 관리로 건강한 마늘을 기를 수 있는 겨울이 되길 바라요. 건강한 마늘밭을 위해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맛있는 마늘을 수확하는 그 날이 올 거에요.
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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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
Farmmorning
곤드레가 잘 자라고있어요.
날마다 밭에갈때마다 힘이납니다.
6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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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Farmmorning
우리들 이야기 =59
(적선지가 필유여경)
선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남는 경사가 있다.
좋은 일을 많이 하면 후손들에게까지 복이 미친다는 말이다.
주막집 장대비 쏟아지던 날 밤
천둥 번개 치고
비가 퍼붓듯 쏟아지는데
주막집의 사립문 앞에서
누군가 울부짖는 사람이 있었다.
“영업 벌써 끝났소.”
자다가 일어난 주모는
안방 문을 쾅 닫아 버렸다.
그때 열두어 살 먹어 보이는
사동이 나와서 사립문을 열어보니
한 사람이 흙담에 등을 기댄 채,
질척거리는 흙바닥에 앉아 있었다.
고주망태가 된 술꾼인 줄
알았는데 술 냄새는 나지 않았다.
가시넝쿨 속을 헤맸는지,
옷은 찢어졌고 삿갓은 벗겨졌고
도롱이는 비에
흠뻑 젖어 있으나 마나다.
사동이 그를 부축하며
뒤뜰 굴뚝옆에 붙어있는
자신의 쪽방으로 데려갔다.
내일이 장날이라
장사꾼들이 빼곡하게,
새우잠을 자는 객방에는
자리가 없었을뿐더러
흙투성이를 방에
들이게 할 수도 없었다.
사동이 반평도 안 되는
자기 방으로 그 사람을 데려가
호롱불 빛에 보니
그 사람은 볼품없는 노인이었다.
동창이 밝았을 때
노인이 눈을 떠보니
자신은 발가벗겨져 있고
옷은 바짝 말라
머리맡에 개어져 있었다.
그때 사동이 문을 열고
생긋이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 아궁이에
옷을 말렸으니 입으세요.”
그 며칠 후,
그날은 장날이 아니라 일찍
주막문을 닫으려 하는데,
웬 장정이 들어왔다.
주모는 바깥나들이를
나갔고 사동 혼자 있었다.
“너, 나하고 어디 좀 가야 쓰겠다.”
장정이 사동의 손을 잡아끌었다.
“안 돼요. 왜요?”
그렇지만,
덩치 큰 장정은 사동을 번쩍 들어
사립문 밖에 매어둔 말에 태웠다.
말은 달리고,
사동은 떨어질세라
장정의 허리를 껴안았다.
수십 리를 달려 고래 등 같은
어느 기와집 앞에 멈췄다.
사동이 바들바들 떨면서
장정에게 이끌려
대문 안 사랑방으로 갔다.
유건을 쓴 대주 어른이 빙긋이
웃으며 사동의 두 손을 잡았다.
“내가 누군지 알겠느냐?”
“어? 그날 밤 비를 맞고...”
“그래, 그렇다.
내가 어머님 묘소에
갔다가 갑자기 폭우를 만나,
하인은 낭떠러지기에 떨어져 죽고
나 혼자 길을 잃고 헤매고 있었다.
여우고개 아래 너희 주막에서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목숨을 잃을 뻔했다.”
사동의 얼굴에서
두려움이 사라지고
놀라움에 벌린 입은
다물어질 줄 몰랐다.
그날 밤 비를 맞고
주저앉은 노인을 보고,
"붓장수일까, 갓장수 일까,
아니면 비렁뱅이일까?"
온갖 추측을 다 했는데,
이런 큰 기와집주인이라니...
“너의 바람이 뭐냐?”
“돈을 벌어서 주막을
도로 찾는 것입니다.”
원래 여우고개 아래
주막은 사동네 것이었다.
그런데 이태 전,
7년이나 누워 있던
사동의 아버지가 이승을 하직하자
약값으로 쌓인 빚 때문에
주막은 저잣거리
고리채 영감에게 넘어갔다.
사동의 어머니는 저잣거리
국밥집 찬모로 일하게 됐고
형은 장터에서
지게꾼으로 일하고 있었다.
지금 주막집 주모는
고리채 영감의 사촌 여동생이다.
사동의 내력을 다 듣고
난 대주 어른이 물었다.
“몇 년이나 돈을 모으면,
그 주막을 도로 찾을 것 같으냐?”
코흘리개를 겨우 면한
사동이 손가락을 세어 보며 말했다.
“십 년 안에는...”
대주 어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동을
말에 태워 돌려보냈다.
이튿날 대주어른이
저잣거리 고리채 영감을 찾아가,
주막을 사겠다고 흥정을 했다.
이미 주막이 넘어간
가격을 알고 있는데
고리채 영감은
터무니없는 값을 불렀다.
며칠 후 나루터
옆에 목수들이 모였다.
"뚝딱뚝딱"...
석 달 후 춥지도
덥지도 않은 시월상달에,
널찍한 기와집 주막이 완공됐다.
대주 어른은 완공식 날,
땅문서와 집문서를
열두 살 사동에게 줬다.
積善之家 必有餘慶
(적선지가 필유여경)
적선하는 집에는
반드시 경사가 넘쳐난다.
@넷이서 담아온 글입니다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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